22.04.21 30대 후반에서 돌이켜보는 옛사랑?첫사랑?찌질스토리..

2022. 4. 22. 17:23체화's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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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 자전거로 50분, 퇴근 자전거로 50분..

무선 이어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가다가도

중간정도 지날때면

생각이 멍해지면서 옛 기억들을 하나씩 하나씩 회상하곤 합니다.

나에게든 타인에게든 좋은 추억만 남겨주며 살아왔으면 좋았겠지만..

역시 회상은 항상 아쉬웠던 것.. 안좋았던 것 부터 떠오르는가 봅니다.

30대의 후반을 달리고 있다보니 떠올릴 추억거리도 참 많았습니다만,

요 몇일은 불현듯 7년간 좋아했던 첫사랑이 떠오르더군요.

궁금하실 분은 없겠지만..

생각난김에 글로라도 회상하며 남겨보는건 어떨까..하며 자전거를 세우고

책상 앞에 앉자마자 노트북을 열었습니다. ㅎ,.ㅎ

상상 속에서 그시절의 나로 돌아가보면,

저는

항상 불만이 가득차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디로 이 불만을 풀어야 하나 항상 생각하는 놈 마냥 말이죠.

이리저리 사고를 치고 다니던 저를 보다가

참다 못한 어머니께서 합기도 학원을 그만다니게 하고는 종합 학원을 보내셨습니다..

공부라니...

반항 심리에 학원을 다니게 된 첫날부터 안면있던 친구와 떠들어댔는데

옆 강의실에서 누군가 벽을 쌔게 두드리며 시끄럽다고 하네요.

어떤...ㅅ...

옆 강의실로 바로 찾아갔는데 모자를 푹 눌러쓴 여자 아이가 해당 위치에 앉아있었습니다.

어???

누구냐고 말하려고 했는데 남자는 없고.. 여자애들만..있었습니다.

옆 여중 친구들인 것 같았습니다.

예상했던 상황이 아니였기에. 당황한 나머지..

더듬거..리다가 말도 꺼내지도 못하고

조용히 뒷걸음질해서..문닫고 나왔습니다.

이게 그녀와의 첫만남이였습니다.

굉장히 뻘줌한 상황이였고, 다시 떠올리기 싫은 일이였는데..

이상하게 그 이후로

모자를 눌러쓴 그 친구의 얼굴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았고, 수시로 생각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첫날 이후로 안갈것 같던 학원에 다음달.. 그다음날..계속 다녔습니다.

한번 더 보려고? 어린 날의 저는 생각했겠죠?

복도에서 지나가다 그녀와 종종 마주쳤습니다.

하지만

말한마디 못건냈습니다.

그냥 한번씩 쳐다볼 뿐이였습니다.

그런데, 곁눈질로 보던 그녀의 표정은 매번 어둡게 느껴졌습니다.

수학과 영어 시간에는 학교별 개별 수업이라 수업시간에는 만날수 없었는데

과학&국어 시간에는 다른 학교와 같이 수업하는 방식이여서 그녀를 볼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과학시간이었나?

공부에 관심이 없던 저는 친해진 친구녀석과

떠들다가 걸려서 선생님께 등짝 스매싱을 당하며 혼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남자 선생님이셨고 장난스럽게 사랑의 매를 때리던 그 상황이 웃겼는지

애들이 그 모습을 보면서 키득 키득 웃기 시작했습니다.

애들이 웃으니 무안함에 화를 내려고 얼굴을 들다가

무표정만 봐왔던 그 여자 아이까지 웃는걸 봤습니다.

엇? 웃네??

등짝은 아픈데, 그녀가 웃는걸보니 등짝의 통증이 사라지는 듯 했고,

나의 얼굴에도 미소가 머금어졌습니다.

그리고 이날부터 나는 뭔가 새로운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녀를 무표정에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같은걸 가졌던 것 같습니다.

웃긴 행동, 웃긴 말투, 설레발 치다가 선생님께 혼나는 상황들을 즐기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학원 생활을 이어 가다보니 어두웠던 나의 생각과 행동은 점점 밝아졌습니다.

저의 불만이 가득했던 부정적인 마인드가 조금씩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이때부터 친구들 사이에서는 웃긴 녀석으로 불리게 되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때의 생김새도 심형래 같다고해서 별명이 심형래라 불렸던 것도 같습니다.

여튼

그렇게 저는 그 이후로 그녀를 7년간 짝사랑했습니다.

그때는 그냥 막연하게 다 좋았습니다.

짧지 않은 그 시간 동안

친구 그 이상의 상황이 될수도 있는 여러번의 기회가 있기도 했지만 미숙한 저는 아무런 진척을 내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 아 물론.. 아무 기회가 아니였을지도..'';; )

여기까지 제 기준의 기억이네요. ㅎ

군대에 있을땐 그간의 일들을 소설책으로 쓰겠다며

한 두권 정도로 써두기도했는데..

전역하고 보니 참 오글 오글 거려서..바로 불태웠습니다.

그때만해도 제 기준에서는 아름답고 좋은 추억과 감정이였지만

다시 되뇌인 그때의 기억들은.. 다릅니다.

그사람에게는 어느 순간부터 모든 상황이 집착과 부담으로만 다가왔을거라 생각합니다.

성인이 되어서도 내가 그녀 옆에서 웃음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해?

하는 말도 안되는 나만의 기준을 세워서 그녀 곁에 있으려고 했던..

잘못된 기준을 세워두고 그게 맞다고 생각했던 부족했던 저..

추억을 되뇌어보니 불편하게 만든것 같아서 미안하네요.

그때의 그 감정을

그냥 친구, 우정 정도로 생각했다면 어땠을까 하고 생각도 해봤습니다.

지금도 친구로써 곁에서

웃음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줄수 있는 관계로 지냈을까?

아니었겠죠. ㅎㅎ 분명 깨닫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주윗 사람들과 사랑이란 단어가 포함된 경험담들을 들어보면,

사랑이란 단어는 사람 마다 각기 다른 다양한 의미들로 변역되어 있다는걸 새삼 느낍니다.

누구도 그 기준점은 알지 못하겠죠??

저 또한 그동안 느꼈던 사랑이란 단어의 의미들이

참 많은 변화와 많은 수식어로 번역되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인생에서는 어떻게 번역될런지..

괜히 센티하게 생각해보게되네요. ㅎ

그냥..

오늘은 끄적 끄적 글을 써보고 싶어서

옛 기억을 회상하며 글로 옮겨봤네요.

하지만 글을 다 쓰고 보니 그간의 간직했던 추억은

찌질했던 짝사랑의 추억이었다고 기억하게 되었습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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